7/25

이번 도쿄 생활에서의 가장 큰 숙원 사업이었던 “일본에서 면허따기”를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많은 서류가 필요했다. 필요한 서류는 아래와 같다.

  • 한국 면허증 – 갱신기간이 도래하지 않은, 유효한 면허증
  • 한국 면허증에 대한 번역 공증 – 번역을 직접! 해야 한다. 물론 잘못된 것 정도는 고쳐줌.
  • 출입국 기록 – 면허를 발급 받은 시점 이후 90일간 해당 국가에 거주해야 한다.
  • 운전면허 경력 증명 – 면허증 재발급을 받은 경우, 경력 증명서를 첨부하는 편이 안전하다.
  • 한국 여권
  • 재류카드
  • 주민표 – 구약소에서 100엔에 발급
  • 사진 1매 – 만일 없으면 면허시험장에서 800엔에 촬영 가능

한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서류 작업을 완료했다. 평소 성격 같다면 대충 읽어보고 몇번 퇴짜를 맞았겠지만, 이번엔 제대로 처리해서 한번에 통과하고 싶었다. 시간을 들여, 몇번을 확인해 가며 천천히 진행했다.

서류를 완비하고, 고토 구(江東区)에 있는 면허시험장에 방문했다. 고토 구는 오래된 아파트들이 많고, 롯본기에 비하면 조금은 낙후된 인상이었다. 면허 시험장 역시 꽤 오래된 건물이었다.

서류를 소중히 감싸안고 창구 주변을 서성이니, 아직 접수 시간이 아니라고 해서 벤치에 앉았다. 내 옆에는 나와 비슷한 외국인이 두명 더 앉아있었다. 딱히 번호표를 뽑는 기계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말 그대로 줄을 서는 시스템이었다. 한시가 되자 다들 일사 분란하게 줄을 섰다. 나름 서로 온 순서를 봤는지, 그 순서 그대로 줄을 섰다. 새치기란 것은 아예 생각할 수 없는 분위기.

처음엔 준비한 서류를 체크한다. 전부 가져왔는지, 정말 유효한 면허증인지에 따라 진행될 수도, 퇴짜를 맞기도 한다. 나 같은 경우 가져간 사진이 규격에 맞지 않았다. 잘라내야 하는데, 잘라내면 눈코입만 나오는 사진이 되기 때문에 새로 찍으란 말을 들었다. 어떤 사람은 재발급 받은 면허증을 가져갔는데, 그 경우 경력 증명서가 없으면 90일 이상 해당 국가에 체류했는지 확인이 안되기 때문에 진행을 할 수가 없다. 그 사람은 애석하게도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일본의 공공기관에서 긴장을 하는 경우는 좀처럼 없는데, 이런 실패 사례들이 조금씩 보이자 모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나도 그랬지만, 다른 사람들 역시 서류 준비를 길게 했을 것이기 때문에 한번의 실패도 뼈아플 것이다. 만일 경력이 증명되지 않으면 초심 면허를 발급받는데, 이 경우 차를 빌릴 때나 보험 측면에서 여러모로 불리하기 때문에 (심지어 1년 동안 초보운전 표시를 의무적으로 달아야 한다) 한번에 제대로, 경력도 완전히 인정받는 편이 좋다. 미국의 DMV까지는 아니지만, 모두 담당자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며 긴장을 바짝 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류에 별 문제가 없다면 다시 자리에 앉아 조금 기다려야 한다. 몇 번인가 다시 불러 미비한 점을 보완한다. 그렇게 작업이 완료되면 접수증을 받게 되고, 인지를 산다. 인지대는 면허 종류에 따라 다르다. 나는 보통 면허였는데, 이 경우 4,250엔이 든다. 2톤 이상의 자동차는 운전할 수 없다.

돈을 내고 나면, 시력 검사를 한다. 안경을 쓴 경우 안경을 벗었다 썼다 하며 시력을 체크한다. 나의 경우 나안으론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안경 착용 필수 조건이 붙었다. 시력은 동그라미에 뚫린 구멍의 방향을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체크하는데, 나는 하필 처음 본게 오른쪽에 난 구멍이라 “C…입니다” 라고 했다가 면박을 당했다.

모든 것이 완료되면 정식 접수증이 나온다. 이 때 비밀번호를 설정(후에 활성화시킬 때 중요하다)하고, 발급만 기다리면 된다. 각 과정이 굉장히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여기까지 오는데도 세 시간 정도가 걸렸다. 이후 면허증이 나오는데까지 최대 한시간까지 걸린다고 하니 얼마나 천천히 진행되는지 알 수 있다.

시간이 좀 뜰 것 같아 시험장 내에 있는 식당에서 가라아게 정식을 먹었다. 양상추 샐러드가 좀 눅눅했던 것을 빼면 닭튀김 자체는 먹을만 했다. 된장국이 간이 잘 되었다.

밥을 먹고 나니 의외로 바로 면허를 받을 수 있었다. 아마도 30분 정도가 걸린 것 같았다.

면허를 받은 후 이사를 하게 되면 반드시 경찰서나 면허 시험장에서 주소 변경을 해야 한다. 10년 정도 되는 한국 면허증의 유효기간과는 다르게, 3년 안에 적성검사를 다시 치러야 한다. 어쨌든 이렇게 하면 면허 발급 절차가 완료된다.

면허증을 받자마자 카 셰어링 서비스에 등록했다. 주말엔 아마도 차를 타고 교외로 나가게 될 것 같다.

 

광고

“7/25”의 4개의 생각

      1. 아아… 그럼 여기에 인생 및 연애 상담소를 한번 열어보겠습니다…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